사거리 500km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이남우
news@segyenews.com | 2015-06-03 17:29:13
[세계뉴스 이남우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3일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종합시험장을 찾아 개발 중인 유도무기의 비행시험을 참관하고 북한의 군사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비해 우리 군의 핵심 대응 전력을 개발하고 있는 ADD 시험장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방문하는 것은 30년 만이다.
박 대통령은 기존 탄도미사일의 성능을 개량한 유도무기 체계로서 킬 체인(Kill Chain)의 주요 구성체가 되는 유도무기 시험비행을 지켜보고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주요전력들을 살펴봤다.
▲ 현무-Ⅱ 탄도미사일 © 세계뉴스 |
이번 참관에 등장한 유도무기는 유사시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500km 이상의 신형 탄도미사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북한 도발 대응 전력의 핵심
군 당국은 그동안 최대사거리 1500km의 '현무-3A/B/C' 순항미사일과 300km 사거리의 '현무-2' 등을 개발해 실전배치해왔다. 이 미사일들은 지난 2013년 10월 국군의 날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바 있다.
지난 2012년 10월 최대 800km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한미 미사일 협정이 개정되면서 북한 전역을 사정거리에 두는 탄도미사일 개발이 가시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서해안에서 사거리 500km급의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신형 탄도미사일의 개발로 영변 핵시설 등 북한 영토 깊숙이 배치된 전략 시설의 공격이 가능해졌다.
군 당국은 이번에 시험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사거리 800km 이하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사거리 800~1000km급 탄도미사일을 보유해야 후방에서도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사거리가 1000km를 넘을 경우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 KN-08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사진=노동신문) © 세계뉴스 |
한편 군 당국은 2000년대 후반 현무-3B와 현무-3C 순항미사일을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무-3B는 사거리가 1000km에 달하고 현무-3C는 사거리가 1500km이다.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현무-3계열의 순항미사일들은 미국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그 성격이 비슷하다.
순항미사일은 정밀 공격이 가능하지만 탄두 중량이 작아 파괴력이 부족하고 속도가 느려 대공화기에 요격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탄도미사일은 제작 단가가 낮고 격추가 쉽지 않아 강력한 전략무기로 꼽힌다.
이번에 500km이상의 사거리를 가진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가 이루어짐에 따라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면 미사일 기지 등 핵심 시설을 타격할 수 있게 되어 킬 체인의 위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북한은 사거리 300~550km의 스커드 미사일, 1000~1300km의 노동미사일, 3000km의 무수단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 최근에는 사거리 1만3000km에 이르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이다.
◆ 北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 "도발 시 대량 보복"
이날 시험발사는 북한에 "도발하면 강력하게 보복한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군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2020년대까지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다고 주장하면서 대잠전 능력 향상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아진 상태다.
문제는 KAMD를 구축하고, 북한 잠수함의 남하를 저지할 '수중 킬 체인'을 만든다 해도 '완벽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데 있다.
▲ 북한 전역 사정거리를 두고 있는 탄도미사일. © 세계뉴스 |
미국의 미사일방어(MD)망도 러시아나 중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100% 저지할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KAMD는 요격 성공률이 검증되지 않았고, 개발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한국과 미국의 첨단 대잠전력을 모두 동해에 털어넣어도 북한 잠수함을 감시하는데 한계가 있다.
북한이 핵개발을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미사일을 모두 요격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한 발'이 핵폭탄을 탑재한 미사일일 수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요격체계의 근본적 한계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는 북한의 도발을 막으려면 "전쟁을 일으키면 모두가 공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사거리가 500km 이상인 탄도미사일의 대량 배치는 '전쟁=공멸'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는 강력한 '메신저'다.
남북이 서로를 미사일로 위협하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에서 남북관계는 오는 8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열리는 것과 맞물려 급속히 얼어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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