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다섯 번째 도약…"민간 주도 상업 발사 서비스로 전환" 신호탄

윤석빈 기자

korea25c@daum.net | 2026-10-07 17:40:04

- 초소형 군집위성 5기 동시 투입으로 다중위성 수송 능력 입증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6차부터 민간 조립장에서 제작·운용 본격화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힘차게 발사되고 있다. 누리호는 이날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하며 5차 발사에 성공했다.

[한국행정신문 = 윤석빈 기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발사에 성공하며 우리나라가 민간 주도 우주수송 시대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동시에 실어 올리며 다중위성 수송 능력을 입증했고, 발사체 제작·운용 과정에서도 민간 기업의 역할이 크게 확대됐다.

우주항공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누리호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초소형 군집위성 2~6호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의 위성을 탑재한 채 발사됐다. 발사는 예정 시각에 맞춰 진행됐고, 1단과 페어링, 2단이 순차적으로 분리된 뒤 초소형 군집위성 5기가 약 35~40초 간격으로 차례로 분리됐다.

핵심 임무는 고도 570㎞(허용 오차 ±15㎞) 궤도에 위성을 투입하는 것이었으며, 실제 분리 고도는 576㎞로 확인됐다. 우주항공청은 오후 1시 8분 남극 세종기지에서 초소형 군집위성 6호와의 최초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군집위성에 대해서도 국내외 지상국을 통해 후속 교신이 진행되고 있다.

다만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쿼터니언이 개발한 1기는 정상적으로 분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주항공청은 애초 10기 전량 분리 성공을 발표했다가 이후 이를 정정했다.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누리호에서 정상 분리 신호를 냈지만 사출관 뚜껑이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성과로 누리호는 2021년 첫 발사 실패 이후 4회 연속 성공을 기록했다. 발사 성공률은 80%로 올라섰다. 단순히 성공 횟수를 늘린 것을 넘어,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한 번에 궤도에 올리며 다중위성 수송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위성 군집 운용과 상업 발사 서비스를 겨냥한 기술적 기반이 갖춰지고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발사체 제작과 발사 준비·운용 과정에서 민간의 비중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3차 발사까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누리호 제작을 주도했지만, 4·5차 발사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관련 작업을 총괄했다. 5차 발사 과정에서는 발사 준비와 운용 단계에도 민간 인력이 폭넓게 참여해, 국가 연구기관 중심이던 국내 우주산업 구조가 민간 중심으로 재편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음을 보여줬다.

민간 주도 전환은 다음 발사부터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우주항공청은 내년 하반기 6차 발사를 추진 중이며, 발사체 단 조립 장소를 나로우주센터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남 순천에 구축한 민간 단 조립장으로 옮길 계획이다. 6차 발사의 주 임무 역시 초소형 군집위성 5기를 궤도에 투입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 누리호 5차 발사 과정. (우주항공청)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2032년까지 매년 1회 이상 누리호를 발사해 신뢰성을 더욱 향상하고 민간 주도 상업 발사 서비스로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복 발사를 통해 발사체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이 주도하는 상업용 발사 서비스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도 위성 양산과 군집 운용을 중심으로 한 '뉴 스페이스'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이번 발사의 의의를 "위성 양산과 군집 운용"으로 규정하며, "누리호의 정례적 발사가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누리호가 국가 연구개발 사업의 성과를 넘어 상업 발사체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반복 발사를 통한 신뢰성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여기에 위성 제작·양산과 군집 운용, 발사 서비스까지 이어지는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만 실질적인 '민간 우주수송 체계'가 구축될 수 있다.

5차 발사 성공은 그 출발점에 가깝다. 이제 누리호의 과제는 단순히 몇 차례 더 발사에 성공하느냐를 넘어, 민간 기업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발사체를 제작·운용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업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 국내 우주산업이 국가 주도에서 민간 주도 체제로 안착할 수 있을지, 누리호의 다음 발사들이 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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