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은 행정편의 아닌 시민 공간"…이용구 "불수리는 예외 돼야"
오기택 기자
korea25c@daum.net | 2026-11-04 14:16:38
- 잔디관리·타 일정 중복 등 불수리 사유 일관성·투명성 논란 제기
[한국행정신문 = 오기택 기자] 서울시의회가 서울광장 운영 기준을 둘러싼 논란을 공식 의제로 끌어올렸다. 서울특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용구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서대문구4)은 3일 열린 행정국 행정사무감사에서 서울광장 사용승인 기준과 운영방식을 조목조목 따져 묻고, "행정편의가 아닌 시민 이용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부위원장은 먼저 올해 3월 법원이 서울시의 서울광장 사용 불수리 처분에 대해 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한 판결을 상기시켰다. 당시 서울시는 '잔디 관리'를 이유로 특정 단체의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불수리했으나, 법원은 행사 일정과 잔디 관리기간을 조정할 여지가 있었고, 잔디광장 외에 화강석광장을 활용하는 대안도 충분히 검토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는 "사법부가 이미 서울시의 재량 행사가 과도했다고 판단했음에도, 판결 이후에도 같은 방식의 불수리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4년과 2025년 세계여성의 날 행사 역시 '잔디식재기간'이라는 이유로 잇따라 불수리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유사 사유가 계속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수리 사유의 일관성과 투명성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의 서울광장 사용신고 불수리 사유는 '타 일정 중복'으로 적시돼 있다. 그러나 관련 언론보도와 소송자료에서는 '잔디 관리'가 주요 사유로 제시돼 온 만큼, 실제 판단 근거가 무엇이었는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 부위원장의 지적이다.
이 부위원장은 "공식 문서와 재판·보도에서의 설명이 서로 다르면, 시민들은 행정 판단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어떤 기준으로 어떤 사유를 적용했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타 일정 중복'을 이유로 불수리한 기간에 실제로는 다른 행사가 수리·개최되지 않은 사례가 있는 점을 언급하며, "형식적 사유를 앞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해소할 구체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서울광장 사용 가능 기간 자체가 과도하게 제한돼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행 서울시 조례는 다음 연도 서울광장 사용일을 연간 30일 이내에서 사전 확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에 잔디 식재·관리 등 명목으로 설정되는 별도의 사용제한 기간이 더해지면서, 시민과 단체가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날짜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 부위원장은 "서울시가 관리기간을 폭넓게 잡아 놓고 그 기간 동안 광장 전체 사용을 일괄 제한하는 방식은 시민의 이용권을 과도하게 제약할 소지가 크다"며 "실제 관리가 필요한 구역과 시기를 세분화하지 않은 채 광장을 통째로 묶어두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대안 제시도 이어졌다. 이용구 부위원장은 "서울광장은 행정기관의 편의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열린 공간인 만큼, 불수리는 어디까지나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제한 뒤, "행사 전체를 불수리하기에 앞서 잔디구역만 제한하거나 화강석 구역을 활용하고, 행사 규모·시설물·시간을 조정하는 등 가능한 대안을 먼저 검토하도록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나아가 법원 판결의 취지를 서울시 운영기준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법부의 판단 취지를 반영해 사용제한 기준과 실제 통제 내역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시민이 예측할 수 있는 명확하고 일관된 운영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서울광장이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열리고 닫히는지 시민이 스스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를 계기로 서울시가 서울광장 운영의 기본 원칙을 '행정 통제'에서 '시민 이용 보장'으로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민단체와 노동·인권·성평등 관련 단체들은 그동안 서울광장 사용 불허가 집회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해 왔다고 비판해 왔으며, 이번 시의회 지적을 계기로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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