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형유급병가' 지원 예산 남아있는데도 추경편성 논란
정서영
segyenews7@gmail.com | 2019-06-24 11:27:22
수혜대상자 추계 오락가락, 시행 준비 미흡 담당 보건소조차 인식 부족
야당 비판의 목소리에도 여당 서울시 추경 안 복지위원회 상임위 통과
▲ 김소양 서울시의원 |
[세계뉴스] 정서영 기자 =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으로 이달부터 ‘서울형유급병가’를 시행 중인 가운데, 현재까지 전 자치구를 통틀어 신청자가 3명뿐인 것으로 밝혀져 졸속 추진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서울형유급병가는 중위소득 100% 이하 자영업자와 일용직근로자 등을 대상으로 입원과 건강검진 시 하루 8만1180원을 최대 10일 지원하는 제도이다.
서울시는 당초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준으로 수혜대상자를 9만7,398명으로 계산했고, 이를 위해 올해 본예산 41억 가량 편성했다.
그러나 올해 1월 건보료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대상자가 과소추계 될 수 있다는 감사원 지적으로 보건복지부 행복e음 시스템을 기준으로 대상자를 다시 추계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서울시는 시의회에 수혜대상자가 59만3,446명으로 확대되었고, 추가로 90억원 가량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서울시는 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의 정책협의에 따른 보유 재산 기준 재설정 등을 이유로 사업대상자를 14만3천여명으로 변경하고, 이번 추경 예산으로 20억5,400만원을 편성한 것.
이 같이 추계가 오락가락하는 서울시를 두고 밀어붙이기식 졸속행정의 전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소양 서울시의원은 “지난해 연말 잘못 계산된 대상자를 기준으로 해당 예산을 밤샘 심의했다”며 “서울시의 무능한 행정으로 시의회의 심의권이 무력화되었고, 시민에게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여기에 서울시가 이달부터 서울형유급병가를 시행하고 있으나, 시행 보름동안 전 자치구를 통틀어 신청자는 3명이어서 담당 보건소조차도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유급병가 신청자는 강북.마포.송파 각 1명씩 총 3명이다.
김소양 의원실에서 7개 자치구 보건소와 주민센터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방문 상담은 물론 전화 상담조차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유급병가 신청을 위해 제출해야할 서류는 총 9종으로 입퇴원 이후 대상자들이 상담과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도 신청저조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기초연금.아동수당 등 다른 수당과는 달리 유급병가는 신청 시마다 9종류의 서류를 제출해야한다.
김 의원은 “현장 상황이 이러한데도 서울시는 연말까지 신청대상자 14만명 목표를 이룰 것이라 주장한다”며 “제대로 된 준비 없이 시행해 본예산도 다 못쓸 상황에 추경까지 편성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19일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졸속행정에 신중한 심의가 필요하다는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울형유급병가 추경으로 편성된 20억5400만원을 원안 가결시켰다. 서울시의회는 여당 102명, 야당 8명으로 존재로만 남아있는 야당형국이어서 공허한 메아리가 된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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