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맛비에 '삼양동주민센터' 양동이 등장…"빗물받이에 직원들 구슬땀"

전승원 편집국장

segyenews7@gmail.com | 2020-08-11 15:49:03

- 삼양동주민센터 건물 낡아 비만 오면 난리통…민원업무 엄두도 못 내
- 박은하 팀장 “건물 전기 합선 등 화재에 취약해 안전사고에 걱정” 염려

▲ 서울 강북구 삼양동주민센터에 양동이와 신문지, 선풍기가 동원돼 빗물받이에 직원들이 구슬땀을 쏟고 있다.

[한국행정신문 전승원 기자] 장마가 49일째 역대 최장기록을 세우며 비를 뿌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북구 삼양동주민센터에 양동이가 등장했다.

출근한 직원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빗물이 새는 곳에 양동이를 들고 받치는가 하면 바닥 미끄러짐 방지에 신문지를 깔아 낙상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 조치를 취했다.

 
5층 건물인 삼양동주민센터는 건물이 낡아 비만 오면 벽과 천장을 타고 들어온 빗물 탓에 한바탕 소동이 일었다.


이렇게 빗물과 전쟁을 치르는 직원들이 구슬땀을 쏟고 있다. 이와 중에 민원 업무에는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인 것은 주민센터가 이전을 앞두고 있어 직원들은 그나마 위로로 삼고 있다는 것.


동 관계자에 따르면 삼양동주민센터는 미아동에 2021년 4월경 이전 계획으로 구청에서 허가를 남겨놓고 있다.


피난처가 되어야 할 주민센터가 오히려 피난민이 되어버린 꼴이어서 이를 목격한 주민들을 아연질색하게 한단다.


박은하 민원행정팀장은 “건물이 낡아 빗물이 새는 것은 직원들과 합심하여 버텨보지만, 전기 합선으로 화재에 취약해 안전사고에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라고 염려했다.

박 팀장은 “특히, 이 곳 삼양동은 고인이 된 박 전 시장도 다녀갈 만큼 특별하다. 생활민원이 많은 관계로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지만, 정이 많은 동네이기도 하다”면서 “이번 장맛비로 축대나 도로지반이 약해져 있어 잘 살피고 있다. 장맛비가 끝나면 방역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 강북구 삼양동주민센터 전경.

현재 삼양동주민센터는 비상조를 편성해 주민피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양동은 미아제1,2,6,7동 일대로서 ‘삼각산의 양지바른 남쪽 동네’라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그런데 삼양동지역은 1960년대를 전후해서 서울의 도시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를 당한 후암동, 신설동 주민들이나 남참동, 양동에서 화재로 집을 잃은 화재민, 장마때 한강의 범람으로 집을 잃은 이촌동 수재민들이 이주하여 정착한 곳인데 삼양동주민센터가 물난리를 겪고 있는 게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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