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동시 압박에 일보 후퇴…靑, 긴급 '국가안보점검회의' 개최
▲ 일제히 불을 뿜고 있는 장사정포. 북한은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인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장사정포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강행했다. © 세계뉴스 |
[세계뉴스] 이남우 기자 = 북한이 인민군 창건 85주년 기념일인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장사정포를 동원한 역대 최대 규모의 화력훈련을 강행했다.
이는 제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외상을 깨고 대형도발이 아닌 ‘수도권을 사정권’으로 한 장사정포 등을 활용한 중소형급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북한은 미국·중국의 레드라인(저지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국제사회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우리 군에 대해 ‘수도권을 제1타격지점’이로 한 대한(對韓) 무력도발이라는 것으로 읽힌다.
합동참모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북한의 훈련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직접 참관하에 장사정포 등 300∼400문의 포병 장비를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사정포란 40km 이상 사거리를 가진 야포와 방사포를 의미한다. 북한은 최전방 지역에 장사정포를 집중 배치해 수도권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재 평양~원산 이남 지역에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를 두고 수도권에 대한 기습·대량 공격 태세를 갖췄다. 야포 8600여문, 방사포 5500여문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형 300㎜ 방사포도 실전배치 했다.
군은 북한의 이번 훈련을 자신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한·미 양국을 포함한 중국 등 국제사회에 대해 ‘북한은 건제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일종의 무력시위이자, 인민군 창건일을 맞은 ‘내부결속용’으로 분석했다. 일각에선 핵실험이나 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자제한 만큼 도발 ‘수위’를 조절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미국은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와 세계 최대의 핵잠수함인 미시간호(SSGN 727) 등을 한반도 해역으로 급파해 북한의 대형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했고, 우방인 중국 역시 관영매체를 통해 ‘핵실험을 하면 막대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강력하게 경고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칫 ‘레드라인’을 넘어갈 경우 당장 중국 원유 공급 대폭 축소와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의 전례 없는 강력 제재로 치명상을 입는 것은 물론 향후 북·미, 북·중 간 협상에서도 ‘벼랑 끝’에 몰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공산이 크다.
한편 이날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긴급 국가안보현안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실장은 합참으로부터 화상보고를 청취하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며 “장사정포가 미국이 아닌 한국, 특히 수도권 타격 무기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북한군 동향을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미·중 대북압박 정책이 지속되고 있어 북한이 언제 핵실험 등 전략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커 우리 군은 이달 말이나 내달까지 북한군이 도발할 것으로 보고 한미 전략자산을 총 동원하여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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