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행정신문 = 오정백 기자] 더불어민주당 강북구청장 이승훈 후보와 천준호 의원, 한민수 의원이 4·19 혁명 기념행사에서 엄지척을 한 모습은 향후 정치의 방향을 드러낸다.
1960년 혁명 직후 희생된 학생·시민들을 모시는 국립 4·19 민주묘지가 자리한 강북구는 한국 민주주의 기억의 중심지다. 이곳에서 정치는 언제나 결과 이전에 ‘정당성’을 요구받는다. 권력은 획득의 대상이 아니라, 설명되어야 할 책임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에서 이번 선거는 통상의 지방선거와 다른 성격을 띤다. 인물 경쟁이나 조직 동원으로 환원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북구는 오랜 시간 개발 정체와 인프라 부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겪어왔고, 주민들은 더 이상 선언이 아닌 실제 변화의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승훈 후보는 오늘부터(19~20일) 이틀간 진행되는 결선 투표를 남겨두고 있다. 그가 내세운 방향은 비교적 분명하다. 강북구를 ‘머물 수밖에 없는 도시’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주목되는 지점은 그의 정책이 지역 전체의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다. 재개발 과정의 원주민 재정착 보장, 사회적 약자 영향평가제 도입 등 변화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를 함께 강조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책 나열을 넘어, 하나의 방향성으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다수의 이익이 곧 정당성으로 받아들여졌다면, 이제는 그 과정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강북에서의 정치가 갖는 무게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다.
천준호·한민수 의원과 함께한 행보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지역 정치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정책 중심의 공감대로 이동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권자가 읽어야 할 것은 손을 잡았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 무엇을 함께 설계할 수 있느냐다.
강북구의 미래는 결국 선택의 문제다. 주거 환경 개선과 교육·문화 인프라 확충,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과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이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할 것인가’다. 정치가 갈등을 동력으로 삼을 것인지, 아니면 신뢰를 자산으로 축적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는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다. 한 번의 혁명이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 갱신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강북구청장 선거는 단순한 권력 교체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품격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가에 대한 지역 단위의 실험에 가깝다.
이제 판단은 유권자의 몫이다. 4·19의 기억이 남아 있는 이 도시에서 선택은 과거를 기리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것을 현재의 정치로 번역하는 순간에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강북이 어떤 도시로 나아갈지는 결국, 어떤 정치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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