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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위원장이 27일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선언문 발표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세계뉴스] 권태옥 기자 = 한반도 봄이 남북정상회담 선언으로 활짝 열릴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세운 서해·동해 접경 H축 한반도 개발 구상이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완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산에서 모스크바·유럽까지 멈추지 않고 기차로 여행을 떠나는 길이 열린다. 또한 서해 북방한계선은 대치를 끝내고 황금어장으로 바뀌는 등 남북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이 도래가 눈앞에 펼쳐지게 된다.
문 대통령에 구상대로 'H형 한반도 신경제지도'가 현실로 그려지면 남과북이 그동안 불가능했던 모든 문호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 경협 추진을 담았다.
또한 고(故)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발표했던 10.4 선언(2007년)을 계승하기로 협약하고, 철도와 도로를 우선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10.4선언의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토대로 이행하기로 약속하고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
남북이 잇는 철도는 서쪽에 경의선, 동쪽에 동해북부선이 있다. 경의선은 서울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연결하는 총연장 486㎞ 철도로, 1905년 일제가 대륙 침략 목적으로 건설했다.
현재는 남북 분단으로 남한지역 문산역∼장단역 12㎞와 북한지역 장단역∼봉동역 8㎞가 끊겨 1951년 운행이 중단됐다.
이후 6.15 정상회담(2000년)을 계기로 2004년 철로를 연결하여 2007∼2008년 1년 동안 문산∼개성 구간에서 화물열차를 운행한 바 있다. 앞으로 시설 현대화 등 일부 보수 작업을 통해 곧바로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동해북부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대륙철도횡단은 의미 심장할만하다. 남북철도가 연결되면 중국, 러시아 등의 철도 노선에 궤도를 같이해 유럽까지 사람은 물론 물류가 오가고 실크로이드가 완성되는 것이다.
현재 동해북부선의 남측 구간은 강릉~제진 104km 구간이 단절됐기 때문에 이를 연결하는 작업이 곧 시작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10.4 선언 내용을 토대로 살펴보면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신의주로 향하는 고속도로 등 도로 건설도 추진될 전망이다.
서울~신의주 구간을 잇는 경의선 고속도로는 남한의 경기 파주시 문산읍과 북한 개성 구간인 19km를 잇고, 북측 구간의 시설 현대화 작업을 거치면 서울에서 평양까지 한 번에 다다를 수 있다.
이 외에도 포천~철원~원산 구간의 고속도로(143km) 건설이나 국도 31호선(강원 양구∼남방한계선 10.5㎞)과 43호선(강원 철원∼남방한계선 2.0㎞)도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
또 이미 남측 구간의 연결 작업을 마무리한 바 있는 국도 1호선(전남 무안∼신의주 510㎞)과 국도 7호선(부산∼함북 온성 484㎞)은 남북 사이 단절됐던 구간이 모두 이어졌으며 국도 3호선(경남 남해∼남방한계선)과 국도 5호선(경남 거제∼남방한계선)도 도로 연결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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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남북을 서해권·동해권·비무장지대(DMZ) 등 접경지역 3개 벨트를 연결해 'H축' 형태로 한반도를 개발하는 구상이다. |
여기에 그치지 않고 하늘 길은 백두산 관광 직항 항공로가 후보로 꼽힌다. 북한 항로는 1997년 잠시 개방됐지만, 2010년부터 한국 국적 항공기의 북한 영공 통과가 금지되면서 북한 뿐 아니라 중국, 유럽 등을 향할 때도 북한 영공을 피해 먼 길을 돌아가야 했다.
한편 서해교전과 연평도 포격사태 등이 벌어지면서 '한반도의 화약고'로 꼽혔던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평화수역으로 바뀐다.
두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어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안전한 어로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을 세워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NLL은 1953년 미국이 군사 활동의 북방한계로 설정했는데 서해5도 등 전략적 요충지가 많은 서해 해상 부근을 중심으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이 잦았다.
1967년 당포함 격침 사건이나 1999년 1차 연평해전을 시작으로 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으로 이어지는 10년에 걸친 서해교전 등이 벌어졌다. 또한 2010년 북한은 연평도를 직접 포격해 살상자를 냈다.
그러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서해 NLL이 평화수역으로 조성될 경우 그동안 군사 위험으로 NLL 해상의 조업을 금지 당했던 서해5도 어민들에게는 반가운소식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판문점 선은 문 대통령의 핵심 남북 경제 교류 공약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서 잘 드러나 있다.
동해권은 에너지·자원 벨트로 개발돼 남북이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공동개발한 뒤 부산부터 러시아·유럽까지 이어지는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서해안은 산업·물류·교통을 중심으로 개발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남한 서해안 일대를 개성공단과 평양, 남포, 신의주와 연결된다.
또한 비무장지대를 환경·관광벨트로 삼아 생태와 평화안보를 주제로 한 관광지구로 개발해 설악산에서 금강산, 백두산까지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의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는 남북을 서해권·동해권·비무장지대(DMZ) 등 접경지역 3개 벨트를 연결해 'H축' 형태로 한반도를 개발하는 구상이다. 구상이 현실로 성큼 다가섰다. 이제 판문점 선언을 꼼꼼하게 챙겨 잘 실행하는 일만 남았다.
남북 경협은 동북아 신경제체제로 발돋움 날이 멀지 않게 느낀 국민의 마음속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의 촛불에 불쏘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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