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레드라인 넘었다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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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무 국방부 장관 © 세계뉴스 |
[세계뉴스] 이남우 기자 =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1일 핵추진 잠수함 건조(建造)에 대해 "검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건조 가능성을 일축해왔던 핵잠수함에 대해 우리 군 최고위 관계자가 유연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4월 "우리나라도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한 시대가 됐다"며 "당선되면 미국과 원자력협정 개정 논의를 하겠다"고 한 바 있다.
송영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 무소속 이정현 의원이 "한미원자력협정을 개정해서 핵잠수함을 추진할 검토를 하고 있느냐"고 묻자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답했다. 송 장관은 다만 우리 군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술과 자산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핵잠수함 도입 요구는 여러 차례 나온 바 있다. 그러나 현행 한미원자력협정이 원자력의 군사적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는 점과 중국 등 인접 국가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점 등이 지적돼왔다. 전문가들은 당장 핵잠수함 개발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실전 배치까지는 10~15년가량을 전망하고 있다.
송 장관은 이날 북한이 지난 28일 발사한 미사일과 관련해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북한이 전술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핵무기 체계가 완성된 상태라고 보느냐"고 묻자, "(북한의) ICBM이 완성됐다고 해도 제일 마지막 부분에 핵을 탑재하는 것이 완성됐다, 혹은 안 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또 이번 발사가 "(대기권) 재진입 시험이라고 보기에는 조금 빠르다"고 했다. 송 장관은 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근본적으로 7월 4일 (북한이) 쏜 미사일과 이번 미사일이 다른 게 있느냐"고 묻자, "7월 4일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과 28일 발사한 미사일은 탄두 형태 등이 똑같은데, (이번 미사일은) 최대고도와 비행거리가 증가한 것은 엔진의 효율성을 높이고 탄두 부분을 줄인 것이라 판단된다"고 했다.
송 장관은 "이번 북한의 도발이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레드라인은 외교적 수사로 미국 대통령들이 사용한 용어다. 미국 언론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다뤄진 것"이라며 "(미사일의) 사정거리가 (미국 본토에) 충분히 도달할 위험이 있어서 (미국에서) 한계점을 넘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송 장관은 정부의 대북 전략 기조에 대해 "전쟁 중에도 적과는 대화할 수밖에 없다"며 "(제재와 대화) 투트랙으로 가고 계속해서 대화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했다. 송 장관은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 9년 동안 대화 이외의 방법을 썼는데 실패했다"고 하자, "아무리 제재를 하고 대화를 안 한다고 하더라도, 김정은은 핵과 미사일을 가져야만 정권을 유지한다고 보기 때문에 그것은 끊임없이 계속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가정보원도 이날 국회 정보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ICBM이) 실제 성공을 했는지 알 수가 없고, 재진입이 됐는지 안 됐는지도 알 수가 없다"는 취지로 보고했다고 한국당 소속 이철우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거리로 보면 ICBM이지만 실제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 등으로 경제가 어렵다는 걸 못 느끼고 있다. 경제가 오히려 살아나고 있다"며 "무기 부품을 못 들이도록 좀 더 촘촘히 제재하는 수밖에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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