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 "박대통령 국가 이끌 능력과 양심 갖추지 못해"
교수들 "비서진 전부사퇴· 중립내각 구성하라" 촉구
▲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학교 교수회관에서 박승희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왼쪽 두번째) 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며 시국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세계뉴스 |
[세계뉴스] 한지민 기자 =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국정 전반에 걸쳐 농단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자 이를 규탄하는 대학생과 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외대 총학생회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에서 ‘2016,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비선실세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봉건시대에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 2016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했다”며 “미르재단과 K스포츠 의혹, 정유라 특혜의혹,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개입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누구인지 의심하게 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들은 2012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자를 대통령으로 만들었지만 대선 이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최순실이 됐다”며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권력을 박 대통령은 최순실이라는 개인에게 양도했다”며 규탄했다.
또 “우리들은 더 이상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이 흔들리는 작태를 좌시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박 대통령 본인이 지지 않는다면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월 항쟁의 정신을 가지고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 경고했다.
성균관대학교 총학생회도 같은 시간 ‘우리는 미소로 답할 수가 없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을 통해 “‘순수한 마음으로 도움을 받았다’는 대통령의 해명과는 달리, 연일 제기되는 의혹은 국가안보와 외교, 인사문제까지 국정 전반의 깊숙한 개입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무너진 신뢰는 다시 회복할 수 없다. 이제는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순실 게이트’가 특검을 통해 사실로 판명된다면 이는 민주주의 존립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우리는 이 시대의 민주적 가치를 수호하려 한다. 박 대통령의 진정성 없는 사과와 이어진 침묵에 우리는 더 이상 미소로 답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모든 논란의 정점에는 박 대통령 본인이 있다”라며 “국민에게 모든 의혹이 밝혀졌을 때 대통령은 모든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성균관대학교 교수 10여명은 27일 오전 9시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교수회관에서 시국선언을 통해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거국적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통령이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하고 ‘국기를 문란한 비정상적’ 사태를 접하고 우리 교수들은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부끄러울 뿐”이라며 “현재의 대통령은 국가를 이끌 수 있는 능력과 양심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기를 1년여밖에 남기지 않았고 주요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탄핵 논쟁만이 바람직한 선택은 아닐 것”이라며 “대통령은 가능한 한 빨리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을 전부 사퇴시키고 중립내각을 구성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개헌은 물론 모든 국정에 관한 관리를 새 내각에 일임해야 한다”며 “이것이 더 이상 사회 혼란과 국격 추락을 방지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교수들은 스스로 대학 안의 비민주적 관행을 불식시키고 다음 세대들이 좋은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제도를 개선하는데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화여대와 서강대, 경희대와 부산대, 건국대는 시국선언을 26일 발표했다. 27일에는 고려대와 성균관대, 한국외대 등이 또 서울대와 연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 등 주요 대학에서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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